
다라섬 맞은편 작은여에 내린 서울 낚시인 곽성준 씨의 파이팅.
12월 7~9일 사이 하태도를 찾았다. 지난 11월 중순 첫 초등감성돔 출조에 이은 두 번째 출조였다. 원래는 11월 말에 출조할 예정이었으나 바다 날씨가 계속 나빠 거의 20일 가량이나 늦어졌다.
이번 출조 때는 1차 출조 때 동행한 이광호 회원 외에 곽성준 회원이 동행했으며 청송의 조종엽 씨와 김상범 씨는 목포에서 합류했다. 필자의 친구인 조종엽 씨는 바늘도 묶을 줄 모르는 초보자인데 이참에 감성돔낚시에 입문할 생각으로 동행하게 됐다.
원도에서 감성돔낚시 입문을 한다고? 보통은 무리라고 생각하겠지만 내 생각은 달랐다. 어차피 초보자가 겪는 시행착오는 근해나 원도나 마찬가지기 때문이다. 그럴 바에는 손맛 찬스가 많은 원도가 훨씬 좋은 여건일 수 있다. 모든 낚시가 일단 ‘짧은 시간 안에 고기를 많이 낚아봐야’ 낚는 기술이 금방 쌓여 낚시가 빠르게 늘기 때문이다. 반대로 갈 때마다 꽝을 맞거나 어쩌다 한 마리 낚는 식이 반복된다면? 오히려 주눅이 들고 자신감만 없어질 뿐이다.

곽성준 씨가 다라섬 맞은편 작은여에서 올린 45cm 감성돔 2마리를 보여주고 있다.

다라섬 맞은편 작은여에서 48cm짜리를 올린 필자.

장안여 뒤편에 내렸던 김상범 씨가 방금 올린 45cm 감성돔을 자랑하고 있다.
사선 타고 120명 몰려와 인산인해
12월 7일 목포여객선터미널에서 여객선을 타고 하태도로 들어갔다. 고성민박에 짐을 풀고 점심식사를 한 뒤 곧바로 갯바위로 나섰다. 첫날은 그런대로 날씨가 좋아 한 포인트당 2~3마리씩의 감성돔이 올라왔다. 첫날 내린 곳은 다라섬 맞은편에 있는 큰여와 작은여. 씨알은 40cm 전후. 초등 씨알로는 준수한 씨알이었다.
둘째 날은 밤새 주의보가 발효돼 아침 9시경 늦은 출조에 나섰다. 강한 북서풍 탓에 서쪽으로는 못 가고 동쪽 포인트에 내려야 했다. 주로 다라섬~농여 일대였다. 그러나 이날은 강풍도 문제였지만 포인트 경쟁도 치열했다. 밤새 사선 4척이 들어왔고 출조한 낚시인이 120명이나 됐기 때문이었다.
포인트가 한정되자 일부 사선은 태도 민박집들과의 합의를 거쳐 간여에 바로 낚시인들을 내려놓기도 했다. 사선을 타고 온 낚시인들은 이튿날 오후 2시에 철수했는데 한꺼번에 많은 낚시인이 몰리자 민박집도 덩달아 북적거렸다.
날씨 좋아져 서쪽 진출하자 감성돔 봇물
9일에는 날씨가 좋아져 서쪽으로 출조할 수 있었다. 우리 팀은 서쪽 장안여 일대로 들어갔는데 총 30마리 정도의 감성돔을 낚았다. 이번에 감성돔낚시에 입문한 조종엽 씨는 장안여 직벽 포인트에 내려 조류가 잘 가는 아침에만 4마리의 감성돔을 올렸을 정도의 호황이었다.
아쉬운 점은 11물임에도 조류가 잘 흐르지 않아 애를 먹은 점이었다. 조류가 잘 간 곳에서는 종일 입질이 왔지만 대부분 포인트에서 오전에만 입질이 활발했다. 역시 초등철에는 조류 잘 가는 포인트가 최고라는 점을 새삼 실감할 수 있었다. 오전낚시에 감성돔 손맛을 진하게 본 입문자 조종엽 씨도 오전과 다른 오후 물때 결과를 보고 조류의 중요성을 공감하는 느낌이었다. 이 역시 그가 확률 높은 원도에 왔기에, 조류가 잘 가는 상황에서 고기를 여러 마리 낚아봤기에 느낄 수 있는 귀중한 경험이었다. 아무튼 겨울 원도낚시는 물때도 중요하지만 가장 중요한 건 날씨다. 일단 날씨가 좋아야만 출조할 수 있고 원하는 포인트에 들어갈 수 있기 때문이다.
한편 철수길에 만난 낚시인으로부터 가거도 소식을 들을 수 있었다. 우리와 같은 시기에 가거도에 머물면서 한 자리에서 30마리 이상을 낚은 사람도 있다는 소식을 들려주었다.
주로 5m 내외의 얕은 여밭에서 마릿수 조과가 좋았다고 했다. 다만 태도에 비해 낚시인은 덜 몰려 한적했다고 하는데 12월 중순 사리물때에 진입하면 가거도 또한 꾼들의 러시가 시작될 것으로 보인다.
문의 하태도 고성민박 010-8300-138, 에프마켓 안양 석수점

감성돔낚시 첫 출조에 47cm 감성돔을 올린 조종엽 씨.

날씨가 좋았던 12월 9일에 거둔 마릿수 조과.

낚시 일정 동안 꾸준히 감성돔을 배출한 다라섬 맞은편 작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