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서귀포 강정 갯바위. 썰물에 갯바위가 완전히 드러난 모습이며 만조가 되면 갯바위가 사라진다.
갯바위 콧부리가 얕지만 바깥으로 강한 본류가 흐르는 것이 특징이다.

서귀포 강정 선녀바위에서 80cm급 넙치농어를 낚은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

강정 갯바위에서 캐스팅하고 있는 이택근 대표. 멀리 형제섬이 보인다.
희소성 어종이라는 것은 옛말
지난 11월 18일, 넙치농어 시즌을 맞아 일산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 정일권, 이도윤, 심재훈 회원과 제주도 영락리 일대로 넙치농어 취재에 나섰다. 넙치농어는 11월 중순부터 이듬해 5~6월까지 가장 활발하게 낚인다. 무더운 여름에도 종종 낚이며 11월에 마릿수 조과를 거둘 확률이 가장 높다.
앞서 말했듯이 손님고기인 참돔과 부시리까지 덤으로 낚이기 때문에 11월 중순이 되면 어김없이 제주도로 원정낚시를 떠난다.
취재팀이 가장 먼저 찾아간 곳은 제주도 서쪽의 영락리 해안. 현장에 도착하니 낚시할 만한 곳 대부분은 현지인들의 차지였다. 현지인들은 주로 부시리, 방어, 잿방어 등을 생미끼로 낚는 낚시를 즐기기 때문에 도무지 자리가 비질 않았다. 차리라 바람이라도 세게 불었다면 포인트가 비어있었겠지만 적당한 너울파도가 일 정도이다 보니 많은 낚시인들이 있었다. 다른 곳을 둘러봤지만 첫날은 바람이 약해 현지인들이 철수한 후 밤낚시를 기대할 수밖에 없었다.
야간에는 노려볼 곳이 제법 있지만 그래도 현지인의 정보로 힌트를 얻어야 했다. 일행 중 제주도에 살고 있는 이도윤 씨가 ‘서귀포 강정에서 80cm 넙치농어 두 마리 낚였다’는 연락을 받았고 서둘러 강정으로 향했다.

제주도 넙치농어 취재를 함께한 루어테크 회원들. 좌측부터 루어테크 이택근 대표, 정일권, 이도윤, 심재훈 회원.

서귀포 중문에서 낚은 무늬오징어. 씨알이 500g으로 크지 않았다.
썰물에 갯바위가 완전히 드러난 강정 선녀바위. 수위가 내려가면 콧부리까지 진입해 포말 지대를 노린다.

강정 갯바위에서 80cm급 참돔을 낚은 이도윤 씨.
썰물에 갯바위가 드러난 후 진입
취재팀은 새벽 물때에 집중하기 위해 자정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강정 선녀바위의 경우 만조 때는 갯바위가 드러나지 않고 썰물에 완전히 드러나기 때문에 중썰물에 진입해 점점 콧부리로 이동하며 낚시해야 한다. 이 사실을 모르고 만조 때 강정에 도착하면 낭패를 본다.
강정 갯바위 진입로와 포인트 사이 거리는 약 300m로 꽤 멀다. 갯바위에는 불빛이 전혀 없어서 걷기 힘들고 위험하므로 주의해야 한다. 특히 넙치농어를 노릴 때는 바지장화, 구명조끼, 갯바위신발과 같은 안전장비가 없이 출입해서는 안 되며 갯바위 지형에 익숙하지 않은 초보가 혼자 진입하는 것도 금물이다.
취재팀은 100mm 플로팅 미노우와 4.5인치 뮬렛 웜으로 채비한 후 캐스팅을 시작했다. 썰물에 완전히 드러난 갯바위가 넓어 서로 멀찍이 거리를 두고 루어를 날렸다. 그때 멀리 서 있던 이택근 씨가 플래시를 비추며 신호를 보냈다. 파도소리 탓에 소리를 지르는 대신 플래시 불빛으로 신호를 보내는 것이다. 이택근 씨에게 가보니 정말 넙치농어를 올리고 있었다. 포인트에 진입 후 두 번째 캐스팅에 입질을 받았다고 했다. 길이는 80cm가 넘었다.
플로팅 미노우에 80cm 참돔이 덥석!
모두 한 자리에 모여 넙치농어를 낚은 것을 축하한 후 다시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이번에는 이도윤 씨가 입질을 받았다. 넙치농어가 두 마리 연속 낚일까 싶었는데 파이팅하는 움직임이 이상했다. 넙치농어는 갯바위로 파고드는 편인데 이도윤 씨가 히트한 놈은 강정 갯바위에서 멀리 떨어진 곳으로 내달렸다. 삽시간에 스풀이 풀리며 놈이 멈추기를 기다렸고 기회를 잡은 이도윤 씨는 힘껏 릴링을 시작했다. 3분쯤 파이팅 했을까? 너울파도를 타고 참돔이 올라왔다. 머리가 아주 큰 ‘빠가’급 씨알이었다. 낚싯대 버트로 대충 길이를 재니 80cm가 넘었다.

넙치농어를 낚아 촬영하고 있는 정일권 씨.

낚싯대를 대어보니 참돔의 길이가 대략 80cm였다.

강정 갯바위에서 낚은 일반 농어.

강정 갯바위에서 낚은 80cm 넙치농어를 보여주는 이택근 대표.
서귀포 영락리 갯바위에 현지인들이 앉아 생미끼낚시를 하고 있다.

중들물에 강정 선녀바위로 진입하는 취재팀.

이택근 대표가 강정 갯바위에서 낚은 80cm 넙치농어를 보여주고 있다.
혹시나 하는 마음에 정일권 씨와 이도윤 씨가 바로 옆 갯바위로 이동해 다시 넙치농어를 노렸다. 포인트에 서자마자 정일권 씨가 60cm가 넘는 넙치농어 히트해 랜딩에 성공했다. 덤으로 40cm급 부시리도 한 마리 올라왔다.
넙치농어가 매복할 자리를 찾는 것이 핵심
대물을 연속으로 낚아 한바탕 큰 소동이 일어서 그런지 들물에는 입질이 끊어졌다. 다음날 오전에도 넙치농어를 노리고 데이게임을 했지만 역시나 많은 현지인들이 갯바위에 있어 포인트를 잡기 쉽지 않았다. 대신 중문에서 무늬오징어로 손맛을 보았고 서귀포 속골에서 50~60cm 넙치농어로 손맛을 즐겼다. 기대한 미터급 넙치농어를 만나지는 못했지만 참돔, 부시리, 무늬오징어로 다양한 손맛을 본 취재였다.
미터급 넙치농어는 12월 중순 이후에 확률이 높고 이듬해 3~5월에 잘 낚인다. 제주도 현지인들의 말에 의하면 넙치농어가 산란을 준비하는 봄에 대물이 잘 낚인다고 한다. 참고로 넙치농어 포인트를 찾는다면 명심해 둘 것이 있다.
넙치농어는 농어와 달리 멀리 노린다고 해서 낚이는 것이 아니라는 것이다. 수심이 50cm라도 파도가 쳐서 포말이 넓게 퍼지는 자리를 찾는 것이 필수이다. 그런 자리에서 떨어진 간출여나 브레이크라인, 갯바위 가장자리를 노려야 넙치농어의 입질을 받을 수 있다.
가장 확률 높은 자리는 갯바위의 깎인 턱이다. 즉 완만한 경사보다는 직벽처럼 어디든 수직 형태로 깍인 갯바위 옆에 넙치농어가 은신하는 경향이 짙다. 그 외에 수중여의 사면이나 갯바위의 크랙 등 주변 지형과 수심차를 보이는 곳들이 포인트가 되며, 이런 곳은 파도가 치면 자연스럽게 포말도 넓게 퍼진다. 넙치농어는 이런 곳으로 진입해 매복 사냥을 하므로 그 점을 명심한다면 새로운 넙치농어 포인트를 찾는 데 도움이 될 것이다. 한편 참돔의 경우 넙치농어가 들어올 만한 자리 중에서도 본류가 흘러드는 곳이 확률 높다. 이런 자리는 부시리도 함께 들어온다.
취재 협조 일산 루어테크 https://cafe.naver.com/luretech

해가 질 무렵 영락리 간출여로 진입해 넙치농어를 노리는 취재팀.

서귀포 속골에서 낚은 넙치농어 두 마리. 낮에 낚이는 것은 씨알이 굵지 않았다.

서귀포 법환 갯바위에서 심재훈 씨가 낚은 70cm 일반 농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