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남호에 들어가 낚시하던 김길수(매주힐링) 씨로부터 좋은 조황이 이어지고 있다는 전화가 걸려온 것은 지난 12월 10일. 충남 광천의 소류지에서 낚시하다가 망설일 것 없이 부남호로 향했다. 소식을 전해들은 김종선(질꾼) 씨도 동행하기로 했다.
현장에 도착해 보니 남풍이라 하류에서 바람이 올라붙었다. 하지만 다음날부터 북서풍이 분다고 하니 그때그때 바람을 보고 자리를 잡기로 했다.

부남대교 하류 연안의 필자(우측)와 김종선 씨의 낚시 자리.

호황 소식을 알려온 김길수 씨가 월척을 자랑하고 있다.
부남대교를 건너 상류로 약 1km 올라가니 김길수 씨가 앉아 있었다. 그곳은 바람을 막아 줄 수초가 없었다. 그래서 상류로 조금 이동하니 갈대 군락이 있었고 이 갈대가 남풍으로 생겨난 파도를 막아줘 낚시하기 좋았다. 그곳을 포인트로 정하고 잠시 후 도착한 김종선 씨도 필자 옆 갈대가 어우러진 곳에 자리를 잡았다.
아침낚시만으로 큰 손맛 가능
이곳은 낮은 둑 하나만 넘어가면 되는 접근도 쉬운 특급 포인트였다. 상류 쪽으로 갈대 군락이 있어 다음날부터 북풍으로 바람이 바뀌더라도 파도를 막아 줄 포인트였다. 물색도 좋아 기대가 되었다. 포인트를 정하고 좌대를 펴는데 앞쪽이 급경사였다. 다행히 뻘이 아니어서 좌대 다리가 쉽게 박히지는 않았다. 텐트를 올리고 낚시 준비를 마쳤다.
의외로 수심은 깊어 2m를 넘기고 있었다. 오른쪽으로는 갈대가 군락을 이뤘고, 수심도 다소 얕은 1.5m를 보이고 있었다. 바닥도 깨끗하지 못했다.
오른쪽 수초 앞으로 짧은 2.8칸 대를 세우고 중간으로는 4.2칸 대를 세우는 등 모두 10대를 편성하였다. 오른쪽 갈대 사이에 앉은 김종선 씨는 짧은 대 위주로 대편성을 했다.
미끼는 옥수수어분글루텐과 광천에서 채집해 온 새우를 사용하기로 했다.
대편성을 마치고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지만 강풍 탓인지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늦은 오후가 되자 김길수 씨가 철수한다며 결과물을 보여 주었다. 그의 살림망에는 잔챙이부터 최대어 36cm까지 10여 마리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김길수 씨는 파라솔도 펴지 않고 낚시를 하는 스타일이라 강풍이 불거나 날씨가 추워지면 밤낚시를 잘 하지 않는다. 그렇다 보니 이날 잡은 붕어 역시 아침에 동이 틀 때부터 오전 8시 사이에 올린 것이었다.
김길수 씨가 철수한 후 김종선 씨와 둘만 남아 이른 저녁식사를 했다. 주변에는 아무도 없었고 통행하는 차도 거의 없어 조용하게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우리가 머문 포인트는 부남대교 위로 검은여가 있는 곳의 건너편. 그리고 상류로 약 1km정도 올라간 지점이었다. 건너편은 서산시 부석면이지만 우리가 머물고 있는 곳은 태안군 태안읍 송암리 부근이었다.

부남호 월척을 낚을 때 사용한 새우 미끼.

김길수 씨가 올린 푸짐한 조과.

드론으로 촬영한 부남호 우안 하류권.

강풍이 부는 상황에서 밤낚시를 하고 있다.
24년 3월 부남대교 준공
부남호는 서산시 부석면과 태안군 남면 등지에 걸쳐져 있는 인공호수다. 천수만 B지구 공사로 인하여 생겨났으며 총 넓이는 1,021ha에 이른다. 1979년 (주)현대건설이 서산AB지구 매립 면허를 취득하여 1980년 5월에 착공, 1982년 10월에 태안군 남면 당암리와 서산시 부석면 창리를 잇는 서산B지구방조제 최종 물막이 공사가 완료돼 담수호인 부남호가 생겨났다. 1985년 4월에는 서산 B지구 내부 개답 공사와 담수호의 탈염 작업이 시작되었으며, 1986년에는 일부 지역에서 시험 영농이 실시되었다. 1995년 8월에 15년 3개월이 소요된 서산 B지구 간척사업이 완료되면서 부남호도 준공되었다.
현재는 (주)현대건설에서 한국농어촌공사로 이관되어 관리되고 있는데 수많은 낚시 포인트가 생겨나면서 우리 낚시인들에게는 보물이나 다름없는 곳이다. 하지만 무분별한 쓰레기 투기로 부남호는 물론 간월호까지도 낚금 소식이 끊이지 않고 있다.
방조제 준공 후 수십 년이 흐른 지금은 간척사업의 부작용이 하나둘 드러나고 있다. 담수호의 수질이 공업용수로도 쓸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하게 오염됐기 때문이다. 충청남도에서는 해수를 다시 끌어들이는 역간척 사업을 추진한다는 계획도 발표하였다.
2024년 3월에 부남대교가 건설되며 서산과 태안으로 나뉜 부남호 포인트는 더욱 가까워졌다. 우리가 머물고 있는 건너편으로 검은여수로가 있고 조금 위쪽으로 가시리수로가 있다. 인근에 있는 송암수로 등도 가 볼 만한 곳이다.
사실 필자는 부남호를 자주 찾았었으나 근래 5년간 이런저런 이유로 한 번도 찾지 않았다. 하지만 이날은 취재일은 수온이 떨어지고 날씨까지 추워서인지 물이 오염되었다는 생각은 들지 않았다. 붕어들의 피부 또한 상처 하나 없이 매끈했다. 특히 상류권 갈대가 잘 발달되어 있는 곳이 붕어 은신처 역할을 할 것 같아 산란철에는 더욱 좋은 포인트로 여겨졌다.
새우에 솟구치는 허리급 붕어
밤낚시를 시작하였지만 비가 예보되어서인지 날씨는 포근했다. 게다가 어둠이 내리며 바람도 잦아들어 밤낚시하기에는 너무 좋은 분위기였다.
바로 입질이 왔고 이때 나온 붕어가 27cm를 살짝 넘기는 준척이었다. 옆자리의 김종선 씨도 31.5cm의 월척을 낚아냈다. 이어 필자도 32cm를 낚는 등 입질이 붙는 듯했다. 하지만 이후 밤 10시가 되도록 입질이 없어 잠시 휴식을 취했다. 얼마나 잤는지 텐트를 두드리는 빗소리가 났다. 많은 비가 아니기에 다시 미끼를 달아 낚시를 시작했으나 비는 더욱 강해졌다. 어쩔 수 없이 낚시를 포기하고 다시 침낭 속으로 파고들었다. 비는 새벽 6시를 넘기면서 점차 그쳤다. 그때 일어나 다시 찌를 세웠다.
텐트 안에서 붕어를 낚아내고 있는 필자.

조과를 자랑하는 김종선 씨.

김종선 씨가 낚은 붕어를 방류하고 있다.

미끼로 쓰려던 새우가 강추위에 얼어 붙었다.
얼마 지나지 않아 살짝 올라오던 찌가 스르르 잠기며 끌려가고 있었다. 급하게 챔질하니 강하게 저항하면 버텼다. 분명 4짜다라는 생각이 들었다. 어렵게 뜰채에 담고 보니 아쉽게도 50cm를 넘기는 잉어였다.
이후 날이 밝았고 바람도 없어 분위기는 더없이 좋았다. 전날 김길수 씨가 집중적으로 입질을 받았다는 시간이라 아침도 컵라면으로 때우고 낚시를 이어갔다. 하지만 이날은 입질이 뜸했다. 게다가 일찍 바람까지 터져 낚시가 어려워졌다.
점심 무렵 김길수 씨가 철수한 자리에 다른 한 분이 들어왔다. 이분도 이곳은 처음 찾았다며 짧은 대 위주로 대를 편성했다. 낮에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오후 4시가 지날 즈음에 새우를 달아 놓은 찌가 몸통까지 솟아올랐다. 챔질에 성공하니 강하게 버티며 옆으로 차고 나갔다. 강제집행 해 뜰채에 담으니 허리급. 계측자에 올려보니 아쉽게도 34cm의 깨끗하고 예쁜 월척 붕어였다.
저녁이 돼 북풍이 강하게 불며 기온도 큰 폭으로 떨어졌다. 어둠이 내리고도 바람은 잦아들지 않았고 기온도 영하권으로 떨어졌다. 밤 7시 즈음 왼쪽의 찌가 살짝 올라오더니 옆으로 끌려가는 게 보였다. 강하게 차고 나가며 옆 낚싯줄을 감아 버렸다. 손끝에 전해지는 감각만으로 최소 허릿급은 되는 듯했다. ‘이건 붕어가 아니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엄청난 힘으로 버티던 녀석은 의외의 잉어였다. 방생을 하고 나니 힘이 쭉 빠졌다.
잠시 휴식을 취하고 새벽 2시에 일어나 보니 바람이 조금은 잦아들어 있었다. 다시 미끼를 갈아 주고 새벽 낚시를 이어갔다. 새벽 5시를 넘기며 31cm의 월척 붕어가 나오기는 했지만 기대했던 조황은 아니었다. 이날 아침 기온은 영하 4도까지 떨어졌고 떠 놓은 물도 꽁꽁 얼어버릴 정도로 올겨울 들어 가장 추웠던 날이었다.
낚금 막기 위해 환경보호 노력해야
아침 입질이 좋다기에 오전 10시까지 낚시했지만 잔챙이 몇 수가 나왔을 뿐이었다. 철수를 결정하고 대를 걷는 중 왼쪽 3.6칸 대의 찌가 갑자기 솟아올랐다. 들고 있던 낚싯대를 내려 놓고 빠르게 챔질하니 강하게 버티며 앞으로 차고 나갔다. 이렇게 마지막에 올린 붕어는 이번 출조의 최대어인 36cm의 대물 붕어였다. 전날 출조한 분을 찾아 조황을 물어보니 최근 들어 대물붕어는 나오지 않고 그저 그만한 붕어 10여 마리를 낚았다고 말했다.
이번 취재를 통해 한동안 찾지 않았던 부남호가 의외로 좋은 포인트로 보였다. 지난 가을에는 몇몇 조구 업체와 동호회가 낚시대회를 여는 등 단체를 위한 낚시터로도 인기를 얻고 있었다. 부남대교를 기점으로 중하류권이 모두 포인트이기에 새해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찾을 것이다. 다만 쓰레기 투기를 이유로 낚시금지를 추진하려는 움직임이 계속되고 있기에 본인의 쓰레기는 물론 주변 쓰레기도 모두 수거했으면 하는 바람이다.

아침에 낚인 허리급 붕어.

낮에 올라온 월척.

김종선 씨의 포인트. 주변에 산재한 쓰레기가 옥의 티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