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드론으로 촬영한 F1경기장. 멀리 우측 위쪽에 2번수로가 보인다.

필자가 F1수로에서 거둔 월척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지난 2월 25일 찾은 곳은 영암의 대물터로 알려진 F1수로였다. 인근에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이 있어 붙여진 이름이다. 올겨울 들어 10박 일정으로 전남권을 찾고 있는데 이번이 세 번째 출조였다. 그러나 지난 2월 19일부터 낚시했지만 가는 곳마다 붕어다운 붕어는 얼굴도 보지 못했다.
이번에 처음 찾은 곳은 양장리수로. 지난 2월 5일 두 번째 전남권 출조 때 인근 학산천에서 4짜를 만났던 터라 그 행운이 다시 올 것으로 예상하고 나선 출조였다. 그러나 2박 낚시 동안 월척은 전무했고 7~9치 10여 수로 마감했다. 뒤를 이어 찾은 미암수로에서는 살치의 공습과 심한 대류를 견디며 8치부터 32cm의 월척 5수를 올릴 수 있었다. 이후 또 다시 고천암호의 어느 가지수로를 찾았지만 종일 내리는 비를 맞으며 낚시한 결과 월척 몇 수와 잔챙이 40여수를 만난 게 전부였다. 멀리 해남까지 내려와 결코 만족할 수 없는 조과였다.
계속해서 조황 레이더를 돌린 결과 영암 F1수로에서 낚시 중인 강신원 씨를 통해 그곳의 조황을 알 수 있었다. 2월 중순 무렵부터 허리급 붕어가 마릿수로 나왔지만 현재는 씨알이 약간 잘아졌다고. 그러나 손맛은 충분히 볼 수 있으니 우리 일행들에게 영암으로 올라오라고 말했다.

드론으로 촬영한 강신원 씨의 포인트.

드론으로 촬영한 2번 수로.

공사로 본류와 물길이 막힌 1번수로 하류권.
1주일 전 살림망 2개를 채웠다는 얘기에 솔깃
우리가 찾아간 곳은 F1수로의 아담한 가지수로였다. 이곳을 현지꾼들은 1번수로라고도 부르는데 상류의 또 다른 대물터인 영호정 저수지의 퇴수로와 연결돼 있다. 강신원 씨의 말에 의하면, 지난주 수로 상류를 찾았던 광주꾼들이 살림망 2개를 채우는 호황을 맛봤다고 한다. 부들과 뗏장수초가 잘 어우러져 있는 포인트였지만 주차 후 약 15m 거리의 포인트까지 경사면을 내려가야만 했다. 게다가 좌대를 설치하기 어려울 정도로 연안에 공간이 좁았다. 수중전을 해야하나 고민하던 중 강신원 씨가 자기들 있는 곳으로 오라고 전화를 걸어왔다. 마릿수는 적지만 주차가 쉽고 대편성 여건이 좋다는 제안이었다.
얘기대로 낚시 여건은 좋았으나 뻘이 깊어 좌대 앞다리가 한없이 내려가 박혔다. 일단 좌대를 빼내고 주변에 있던 패널을 주워 깔고 좌대를 설치하니 더 이상 앞다리가 들어가지 않았다. 어렵게 좌대를 설치하고 텐트를 올려 낚시 준비를 마쳤다. 대편성 중 우리에게 찾아온 강신원 씨는 양쪽 옆 뗏장수초에 너무 가까이 붙이지 말라고 조언했다. 아울러 낮에도 입질이 잦으며 글루텐 미끼가 잘 먹힌다고 알려주었다.
바람이 약간 불기는 했지만 날씨도 포근하고 햇살이 좋았다. 동행한 김복용 씨는 필자의 오른쪽 갈대 사이 포인트에 앉아 자리를 잡았다. 약간 둑 아래 포인트라 바람을 덜 탔다. 그래서 그곳에 본부석 텐트를 설치하고 식사를 준비했다.
잊을만하면 올라오는 월척들
영암 F1수로는 공식 지명이 아니며 영암국제자동차경주장(KIC) 바로 옆을 흐르는 수로를 가리킨다. 지난해부터 영암호 하류권 공사로 인해 수로와 영암호가 단절되었다. 그 바람에 붕어의 왕래가 끊기는 바람에 대물 붕어 출현 빈도가 크게 줄었다고 한다.
이번에 우리가 찾은 곳은 경기장 입구에 자리하고 있는 약 500m의 길지 않은 수로였다. 이곳 역시 영암호에서 올라오는 물길이 막히면서 수로 안에 있는 붕어만을 대상으로 낚시하는 형국이었다. 그 바람에 대물 붕어는 어느 정도 빠져 나갔고 지금은 8치부터 턱걸이 월척이 주 씨알이 되고 있었다.
안쪽에 있는 일명 2번수로도 진입은 가능하지만 공사 여파로 어수선했다. 3번수로는 공식적으로 낚금은 아니지만 낚시를 못하게 하며, 진입 또한 어려웠다.
대편성을 마치고 상류에 있는 강신원 씨의 자리로 가보았다. 그는 좌대형 보트를 타고 낚시 중이었는데 뗏장수초가 잘 형성된 곳이었으며 좌대에는 살림망 2개가 걸려 있었다. 수로에 들어 온 지 일주일째로 붕어는 원 없이 낚았다고 말했다.
다시 자리로 돌아오니 어느덧 오후 3시가 되었다. 낮에도 입질이 온다기에 본격적으로 낚시를 시작했다. 바람은 약간 불었지만 뒤바람이었고 기온도 높아 낚시하기에는 더없이 좋은 날씨였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도 입질이 전혀 없었다.
블루길과 배스가 많은 곳이지만 아직 수온이 낮아서인지 블루길 같은 잡고기 입질조차 없었다. 이에 일찍 저녁식사를 마치고 밤낚시를 준비했다.
한편 이곳을 잘 아는 박원길 후배의 말에 의하면, 이곳은 초저녁 입질이 좋고 한밤중에는 뜸하며 다시 새벽에 입질이 붙기 시작해 오전까지 입질이 이어진다고 했다. 하지만 막상 낚시해보니 초저녁에는 입질이 뜸하다가 밤 9시가 지나면서부터 입질이 붙기 시작했다.
중간에 세워 놓은 4.0칸 대의 찌가 살며시 솟으며 정적을 깼고 이때 나온 첫수가 턱걸이 월척 붕어였다. 대물은 아니었지만 힘이 좋아 옆으로 차고 나가며 다른 낚싯대의 낚싯줄을 감아 버리기도 했다. 이후부터 잊을 만하면 한 번씩 입질이 이어졌고 올라온 두 번째 붕어도 턱걸이 월척이었다. 밤 11시를 넘길 즈음 33cm의 월척 붕어도 낚였다. 입질은 계속해서 이어져 자정이 넘도록 쉼이 없었다. 그 바람에 새벽 1시를 넘겨서야 잠시 쉴 수 있었다.

철수 직전 마무리로 낚아낸 월척.

김복용 씨의 낚시 자리.

강신원 씨의 낚시 자리. 보트를 타고 수초 바깥쪽을 노렸다.

필자가 F1수로에서 올린 조과.

수초대 형성이 좋았던 상류권.
물길 막혀 영암호 붕어 유입 끊긴 게 옥의 티
입질은 오전까지 이어졌다. 그러나 옆자리의 김복용 씨는 동이 틀 때까지 입질조차 받지 못했다. 불과 10여m의 거리에 불과했는데도 말이다. 이에 4.0대 이상의 긴 대를 사용하라고 알려 주었더니 그제야 뒤늦게 입질을 받기 시작했다.
동이 트며 10시 방향에서 해가 떠올랐다. 거의 정면이라 찌 보기가 쉽지 않았는데 이때 준척급 붕어를 한 마리 잡고는 잠시 휴식을 취했다.
오전에는 이렇다 할 입질이 없었다. 푹 쉬다 점심 식사를 마친 후 약 2.7km 거리 삼호읍에 있는 사우나를 찾아갔다. 이곳은 읍에서 운영하는 곳으로 수영장과 헬스장 등이 있었고 사우나 이용료도 5천원으로 다소 저렴했다. 넓고 시설도 잘 갖춰져 있었다.
일찍 저녁식사를 마친 후 두 번째 밤낚시를 시작하였다. 초저녁 입질은 뜸했지만 이날도 밤 9시를 지나면서 활발한 입질이 붙기 시작했다. 다만 씨알이 8치부터 턱걸이까지였으며 큰 씨알은 낚이지 않았다. 옆자리의 박원길 후배도 이때부터 입질을 받기 시작해 전날의 부진을 떨쳐내기 시작하였다.
이날도 자정 무렵까지 잦은 입질이 있었고 후배도 10여 수의 붕어를 만날 수 있었다. 자정 무렵부터 잠시 휴식을 취하다가 새벽 4시에 일어나 아침 낚시를 이어갔다. 이때 36cm의 최대어도 만났지만 더 이상 큰 씨알은 낚이지 않았고 그저 고만고만한 중치급으로 손맛을 이어 갈 수 있었다. 오전 9시에 32cm의 월척 붕어를 올리며 낚시를 마무리했다.
철수 준비를 마치고 김복용 후배의 조과를 확인하니 9수의 붕어가 들어 있었다. 그러나 월척 이상은 없었다. 필자의 살림망에는 최대어 36cm 포함 약 30여 수의 붕어가 들어 있었고 씨알도 대부분 월척 이상이었다. 후배와 조과 차가 너무 커 참으로 이해하기 힘들었다.
차에 짐을 싣는데 이곳을 자주 찾는다는 현지인 한 분 오셔셔 “3일 사이에 수위가 60cm 이상이 불어났다”며 이는 영암호와의 물길이 막혀 수로 안 물이 빠져나가지 못하기 때문이다”라고 말해주었다. 그 결과로 산란을 앞둔 영암호 붕어들이 산란처로 들어오지 못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날로 남도 원정도 8박9일째인데 그나마 F1수로에서 월척급을 마릿수로 만나 만족스러웠다.

월척을 자랑하는 김복용 후배.

강신원 씨가 월척 조과를 자랑하고 있다.

강신원 씨의 낚시 차량. 트럭을 캠핑카로 개조했다.

필자의 포인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