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산호초 바다에서 즐기는 게임피싱
COLORFUL OKINAWA
일본 남서쪽 끝, 1년 내내 여름이 이어지는 오키나와에서 한국의 루어낚시인 여러분께 직접 인사를 드리게 되었습니다. 먼저 새로운 루어낚시 전문지, 앵글러 창간을 축하드립니다. 저는 일본 오키나와현 나하시에서 루어숍 ‘요세미야피싱센터’를 운영하고 있는 모리야마 미노루입니다. 창간호부터 오키나와의 낚시를 소개해드리게 된 것을 기쁘게 생각하며 연재하는 동안 가능한 한 다양하게 소개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기대해 주시기 바랍니다.
오키나와의 낚시라고 하면 GT나 대형 잿방어 등과 같은 외해의 빅게임이 먼저 떠오를지도 모르지만 오키나와의 낚시는 산악 계류부터 강, 방파제, 리프(reef, 산호초대) 주변, 무인도 상륙, 선상 숙박낚시 등등 실로 다양합니다. 첫 회인 이번 호에서는 리프 라이트게임을 중심으로 대략적인 오키나와 낚시를 설명하고자 합니다. 다음 회부터는 저의 조행기를 중심으로 이야기를 풀어나가겠습니다.
일본 오키나와 산호초 바다의 낚시 모습
‘오키나와’라고 하면 따뜻한 남국의 이미지가 강하다. 리조트에서 즐기며 천천히 쉬다가 바닷가에서 채비를 던지기만 하면 바로 물고기가 낚일 거라고 생각하는 사람이 많을지도 모르겠다. 휴가차 오키나와를 찾은 관광객에게는 휴양천국일지 몰라도 낚시천국이 되기에는 낚시인의 노력이 필요하다.
트리플 히트. 갈돔, 능성어, 쥐치 등 다양한 체색의 물고기가 올라왔다.
에메랄드빛 바다와 컬러풀한 물고기
당연한 이야기이지만 낚시에 대해 물고기들도 생명을 걸고 있는 이상 그리 쉽사리 낚이지는 않는다. 매일같이 우리 낚시점에는 낚시터에 대한 문의가 끊이지 않고 이어진다. 어디로 갈지 몰라 길을 헤매던 손님들도 모인다“어디에서 낚이나?” “어떻게 해야 낚을 수 있지?” “지금 낚이는 포인트를 가르쳐줘!” 등등. 이런 경우, 나는 손님에게 역으로 질문을 한다. “언제 가나요?” “어떤 물고기를 낚고 싶은데?” “낚싯대는 어떤 걸 가지고 갈 건지?” “릴은? 리더는? 루어는? 이동수단은?” 등등이다. 이와 같이 모든 것을 듣지 않으면 낚시가 불가능해지는 곳이 오키나와이
다. 오키나와는 도구와 채비를 대충해서는 생각처럼 쉽사리 물고기가 낚이는 장소가 아니다.
그렇다면 오키나와에서 손쉽게 낚시를 즐길 수는 없는 것인가? 일본 본토에서 또 해외에서 일부러 원정을 오는 단골 낚시손님들을 제외하고, 관광차 오키나와에 와서 한 번 가볍게 무엇이든 낚아보고 싶은 사람이라면 어찌하면 좋을까?
답은 있다. 일단, 배에 승선하는 것이다. 여기에서 잠깐 내가 소속되어 있는 요세미야피싱센터의 광고를 해보자면, 요세미야피싱센터는 배를 세 척 소유하고 있어서 라이트급 낚시부터 헤비급 낚시까지 다양한 물고기를 다채로운 조법으로 손님에게 바로 소개할 수 있는, 오키나와에서도 유일한 조구점이자 유어선업을 겸하고 있다. 오키나와에서 낚시를 할 예정이라면 우리 낚시점이 해답을 줄 수 있다는 것을 알려주고 싶다.
산호초 바다의 케라마 제도
라이트피싱 보트에 대해 이야기해보려 한다. 우리가 소유하고 있는 보트 중 ‘제2 요세미야마루(第2寄宮丸)’는 41피트의 플랫 보트로서 ‘섈로우 배틀십’이란 별명을 가지고 있다. 이름 그대로 수심이 얕고 기복이 심한 산호초에서 사용하도록 개조된 보트로서 수심 1m의 얕은 곳에서부터 수심 100m의 심해까지 광범위하게 공략 가능한 배이다.
주요 낚시터는 에메랄드그린으로 빛나는 산호초 바다, 여기에서 낚여오는 물고기 또한 남국의 바다에 어울리는 컬러풀하고 귀여운 열대어부터 중량감 넘치는 거대어까지 다양한 물고기의 보고다.
빨강, 파랑, 초록, 노랑 열대어가 차례로 낚여오는 이곳 오키나와 낚시의 주요 포인트는 케라마(慶良間) 제도이다. 크고 작은 17개의 섬으로 구성되어 있지만 사람이 살고 있는 섬은 4개뿐, 다양한 루어 또는 생미끼를 사용한 낚시가 가능하고 물고기의 이름을 기억하는 것조차 고생스러운 것이 바로 오키나와 바다이다. 낚시 범위는 수면에서 해저까지, 루어는 마이크로 사이즈에서 빅 사이즈까지. 포인트의 저력은 거의 무한대에 가깝다. 이것이 케라마 제도와 라이트피싱 보트의 진가이다.
케라마 제도의 섬들 주변은 산호초로 둘러싸여 있고 산호초대를 경계로 안쪽(섬 방향)을 인리프(in reef), 바깥쪽(외해 방향)을 아웃리프(out reef)라고 한다. 인리프에서는 종종 대어가 외해로부터 들어와 작은 물고기를 쫓는 모습을 볼 수 있다. 도망가는 작은 물고기들이 뭉쳐 있는 베이트볼을 보트로 따라가서 루어를 던지고 천천히 릴링하면, 흥분한 대어가 루어를 덮쳐 순식간에 달려 나가기도 한다. 수심이 확보되어 있는 아웃리프라면 어느 정도 풀어놓은 드랙을 활용해 대어의 힘을 빼면서 시간이 걸리더라도 낚아 올릴 수 있지만, 인리프의 대어는 그 자리에서 물고기를 멈춰 세우지 않으면 암초 사이로 들어가 버려 도저히 어찌할 방도 없이 간단하게 낚싯줄이 끊어지고 만다.
괴물을 만나 부서진 릴
라이트하지 않은 인리프 태클
라이트피싱 보트에 사용하는 태클을 소개해보기로 한다. 내수면 낚시를 기준으로 생각한다면 라이트한 느낌이 들지 않을 것이다. 내가 사용하는 장비를 참고하여 소개하면, 루어 무게 15~40g 정도가 대응 가능한 7~8피트 길이의 낚싯대에 릴은 중소형으로 가능한 한 하이 스피드 타입이다. 원줄은 PE 1.5~2호, 쇼크리더는 대상어에 따라 다르지만 30~50파운드 정도이다. 캐스팅 포인트는 얕아서 50m 던져도 수심은 1~5m다. 톱워터 루어를 사용해 입질을 받아도 금방 산호초 속으로 들어가 버릴 우려가 크기 때문에 히트 순간 곧바로 훅킹, 그리고 릴링을 개시하지 않으면 오키나와의 거친 산호초에 낚싯줄이 닿아 쇼크리더가 끊어지고 만다.
다음으로 루어의 선택. 루어 고르기는 실로 즐겁다고 말할 수 있다. 솔직히 말해 오키나와에서는 그 어떤 루어라도 사용할 수 있고 루어로 낚을 수 없는 물고기는 없다고 말할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여러 다양한 도구를 사용할 수 있어서 낚시 손님이 가지고 온 도구에 맞춰서 포인트를 선택할 수 있다. 물론 날씨의 영향이 큰 것은 세계 어디라도 마찬가지이고 날씨가 좋아도 대상어, 조류, 바람에 의해 효과적인 루어는 달라지므로 그 선택 방법은 앞으로 하나씩 설명해가려고 한다.
입질 한 방에 부서지는 릴
1년 365일 휴일이 없는 요세미야피싱센터를 담당하고 있다 보니 긴 시간을 내서 낚시를 나가기에는 빠듯한 경우가 많아 자주 라이트피싱 보트에 승선하지는 못하지만, 며칠 전의 조과 보고를 하는 것이 건조한 설명보다는 훨씬 빠르게 오키나와의 리프피싱을 소개할 수 있을 것 같다. 이번 조행은 결과적으로 웃음밖에 나오지 않는 괴물과의 조우가 있었다.
오키나와에서 일반인도 어부도 낚시인도 다 좋아하는 ‘타만’이라는 물고기가 있다. 타만이란 이름은 오키나와 방언으로 정식 명칭은 ‘하마후에후키(갈돔)’이다. 어시장에서는 고가로 거래되는 어종이고 맛이 좋은 데다가 크기에 비해 엄청난 힘과 스피드의 소유자로 낚시인들도 손꼽는 주요 대상어이다. 라이트피싱 보트의 승선객은 거의 다 이 타만을 노리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니다.
날씨도 좋고 물고기의 활성도 좋은지 포인트마다 입질을 받을 수 있었다. 루어를 던질 때마다 알록달록한 능성어류와 갈돔류의 입질이 시원하게 이어지고 있
었다. 더욱이 포인트에 도착해서 몇 번의 캐스팅으로 운 좋게 50cm가 넘는 타만을 한 마리 낚을 수 있었다. 그리고 다시 캐스팅을 개시하고 5분쯤 지났을까? 수심 2m 정도의 장소에서 수면 아래 20cm 정도에서 루어를 천천히 릴링하고 있었다. 갑자기 수면에 물기둥이 솟아올랐고 그 찰나의 순간, 낚싯줄이 비명을 울리며 풀려나가기 시작했다.
릴의 드랙을 상당히 조여 놓은 상태이지만 고꾸라지는 낚싯대에 맞춰 간단히 풀려나가고 있었다. 눈앞에는 산호의 날카로운 틈새가 늘어선 암초지대. 멈추지 않으면 안 된다는 생각으로 릴의 스풀을 잡아 스풀 역회전을 멈추려하고 하는데, 어라? 순간적으로 시야에서 릴이 휙 사라져 버렸다. 그리고는 낚싯대 가이드에 무언가가 덜컹덜컹 부딪치는 소음을 일으키는 물체가 보였다. 릴의 몸통이 공중에서 춤을 추고 있는 게 아닌가…. 무슨 일이 벌어진 것인가 뇌리에 떠오르는 순간에 ‘핑!’ 하는 소리와 함께 PE 2호 원줄이 끊어져 낚싯대가 곧추서고 말았다. 동승한 낚시인 모두가 말을 잃고 그저 서있을 뿐이었다.
오키나와에선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몰라
아마도 대형 타만이었거나 혹은 다른 대형 갈돔류임이 틀림없을 것 같다. 부서져서 춤추는 릴을 본 것은 생전 처음이었다. 그렇다고 릴이 불량품인 것도 아니었다. 약해서 부러져 버린 것일 뿐. 이렇게 오키나와에서의 낚시는 무슨 일이 벌어질지 모른다.
첫 회에서 덧붙여 하고 싶은 말이 있다. 요세미야피싱센터는 ‘캐치앤릴리즈’를 권장하고 있다(물론 결코 강요는 하지 않는다). 아무리 낚이지 않는 날이라 하여도 ‘소통’을 중요하게 생각하고 찾아준 손님들이 미소를 머금고 돌아갈 수 있도록, 대자연과의 대결을 만끽하고 그 추억을 가득 안고 돌아갈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고 있다. 또한 낚시인이 오키나와로 돌아왔을 때 같은 감동을 느낄 수 있는 필드를 남겨두기 위해서 최소한의 규범을 두고 있는 것이다. 오키나와에서 어신을 담아 보내드리고자 하니 앞으로도 본 기사를 흥미롭게 기다려 주시기를.
Writer's Profile
모리야마 미노루 森山 稔
일본 오키나와 주재, 주식회사 요세미야 총괄 책임자. 1970년 부친이 오키나와현 나하시에 오픈한 요세미야피싱센터를 형과 함께 대를 이어 운영 중. 현재 주식회사 요세미야 총괄 부문 책임자 및 요세미야피싱센터 점장
일본 沖縄県 那覇市 寄宮3-19-11
YOSEMIYA Co. Ltd.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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