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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포항 발산리 무늬오징어 에깅 호황_낚시인 적은 새벽에 출조하면 확률 100%
202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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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포항 발산리 무늬오징어 에깅 호황
낚시인 적은 새벽에 출조하면 확률 100%

김진현 기자


최근 수년간 이어진 에깅 시즌 중 작년 조황은 눈에 띄게 좋았다. 제주도를 비롯해 포항, 부산, 거제, 통영, 여수, 고흥에서 무늬오징어가 쏟아지다시피 낚였다. 당시 호황의 이유를 에깅 동호인들에게 물으니 답은 하나였다. 비가 적게 오고 더웠기 때문.



포항 동해면 발산항에 있는 작은 방파제에서 무늬오징어를 노리고 있는 박정운 씨.

새벽임에도 많은 낚시인들이 출조해 있다.


발산방파제 외항에서 600g 무늬오징어를 낚은 박정운 씨.




사실 확인을 위해 라팔라 필드스탭으로 활동하며 수산과학원에서 연구원으로 근무했던 하헌주 씨에게 문의하니 “무늬오징어가 산란하는 7~8월에 많은 비가 내리면 바다 염도가 떨어져 부화하지 못하는 개체가 늘어납니다. 기온과 수온이 늦게 상승해 산란이 늦어지고 장마와 태풍이 연이어 오는 해에는 많은 양의 알이 부화하지 못하고 폐사합니다. 그렇게 되면 그해 가을과 이듬해 봄은 조과가 매우 좋지 않습니다. 다행히 최근 몇 년 동안은 봄에 기온이 빠르게 상승해 무늬오징어의 산란과 부화를 촉진한 덕분에 개체가 급속도로 불어난 거 같습니다”라고 말했다.

작년에는 일찌감치 찾아온 무더위가 기승을 부렸고 중부와 북부 지방에는 게릴라식 폭우가 내렸지만 남해안에는 비가 적게 내렸다. 덕분에 많은 숫자의 무늬오징어가 산란과 부화를 마쳤고 올해도 많은 개체가 연안에서 낚이고 있는 것이다.


가물고 더워야 무늬오징어 호황


6~7월에는 제주도와 남해에서 대형 산란 무늬오징어가 호황을 보였다. 반면 동해권은 6월 초부터 감자 사이즈가 낚이더니 7월 초가 되면서 빠르게 몸집을 키운 ‘덩치급’들이 입성하며 본격적인 시즌이 시작되었다. 문어낚시가 호황을 보였지만 금어기가 끝난 직후 잠시뿐이었고 많은 낚시인들이 다시 에깅으로 눈을 돌리고 있다.

특히 연안에서 접근성이 좋은 포항 일대로 낚시인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있다.

포항권에서 무늬오징어가 잘 낚인다는 소식을 듣고 지난 7월 17일에 라팔라 필드스탭 박상욱, 박정운 씨와 함께 포항 발산리로 출조했다. 발산리 일대는 포항에서도 몬스터 에깅이 처음 시작되는 곳이라고 할 수 있을 정도로 여건이 좋은 곳이다. 특히 발산방파제 일원은 잘피로 이뤄진 대형 산란터가 있는 덕분에 에깅이 가장 활발하게 진행되었다. 한때는 에깅의 성지와 같은 장소로 불리기도 했지만 최근에는 발산방파제와 비슷한 여건의 포인트가 여러 곳 개발되면서 예전처럼 많은 낚시인이 몰리지는 않는다.

17일 오후 3시에 포항 구룡포~모포 구간을 탐색한 결과 낚이는 것은 잔챙이 무늬오징어 뿐이었다. 감자보다 작은 씨알이 낚여 박상욱 씨의 정보가 정확한지 의심이 들 정도였다. 피딩 때도 별다른 조과가 없었고 무엇보다 너무 더워서 낚시하기 힘들었다. 우리는 철수했다가 새벽 1시에 다시 만나기로 했다.


비거리 늘이기 위한 로케티어 채비 필수


“몇 주 전부터 무늬오징어가 낚인다는 소식을 듣고 출조했는데 그때는 씨알이 괜찮았습니다. 특히 새벽에 낚시하면 500g 내외로 씨알이 큽니다.” 새벽 1시에 다시 만난 박상욱 씨는 오늘은 포항 발산리로 이동하자고 말했다. 이동 중에 박상욱 씨는 “6월 말까지도 감자 수준의 씨알이었던 것이 7월 15일 이후에는 무늬오징어라 할만한 크기가 나옵니다. 아울러 이렇게 더운 날에는 밤새도록 낚싯대를 흔들어봐야 소용없어요. 새벽 피딩에 집중하는 것이 훨씬 낫습니다”라는 말을 덧붙였다.

거의 한달 째 계속되는 열대야로 인해 새벽에도 기온은 28℃에 머물렀다. 차에서 내리자 여전히 후텁지근하면서도 습기를 가득 머금은 무거운 공기가 목덜미를 휘감았다. 취재팀은 발산방파제 외항으로 진입해 라팔라 에깅 전용대 오쿠마 인스피라 에기 로드에 2500번 스피닝릴, 합사 0.6호, 쇼크리더 2.5호, 3.5호 섈로우 타입 에기로 채비를 마치고 낚싯대를 흔들기 시작

했다.

만약 방파제와 이어진 갯바위로 진입할 경우 최대한 갯바위 안쪽으로 진입한 후 앞쪽으로 나가서 낚시하는 것이 유리하다. 그리고 조류가 잘 흐르는 시각을 노려야 입질 받을 확률이 높다. 포항으로 출조하면 가끔 조류가 전혀 흐르지 않을 때가 있는데 그런 날은 조과가 나쁘다. 조류가 강하다가 살짝 약해지거나 반대로 약한 조류가 강하게 흐를 때가 찬스다.

한 가지 팁이 있다면 동해안의 경우 최대한 멀리 캐스팅할수록 유리하기 때문에 ‘로케티어’ 채비를 사용하는 것이 좋다는 점이다. 로케티어 채비란 에기가 꼬리가 아닌 머리가 앞쪽으로 향해 나아가도록 고안한 채비이다. 쇼크리더에 구슬을 하나 꿰고 에기를 묶은 후 에기 바늘을 하나 편다. 사진에서 보듯 편 바늘에 구슬을 삽입하면 에기가 거꾸로 매달리는데, 이 상태로 캐스팅하면 비거리가 늘어난다. 바늘이 달린 꼬리보다 머리 부분이 훨씬 무겁기 때문이다. 구슬은 착수와 동시에 빠지므로 에기가 정상적으로 바닥으로 가라앉는다. 이미 많은 낚시인들이 사용하는 방법이지만 특히 동해안에서는 필수 테크닉이므로 익혀두어야 한다.


태풍 오지 않는다면 당분간 호황 기대


입질은 갯바위에 자리를 잡은 뒤 1시간쯤 뒤부터 시작되었다. 처음에는 제법 강하게 흐르던 조류가 서서히 약해지더니 라인을 쭉 가져가는 시원한 입질이 왔다. 경쾌하게 스풀이 역회전하며 ‘찌익, 찌익’ 드랙음을 내는 이 순간이 에깅에서 가장 짜릿하다. 먹물을 쏘며 수면으로 고개를 내민 것은 300g이 넘어 보이는 무늬오징어. 기대한 것보다 조금 작았지만 이런 씨알이면 마릿수 조과를 기대할 수 있기 때문에 계속 캐스팅을 이어갔다.

챙겨온 지퍼백에 무늬오징어를 담은 후 다시 입질을 받았고 이번에는 500g, 600g 씨알이 차례로 올라왔다. 박정운 씨도 무 사이즈의 무늬오징어를 올렸으며 멀리서 낚시하고 있는 다른 낚시인들도 입질을 받고 환호하는 소리가 들렸다. 새벽이지만 주변에 의외로 낚시인이 많았는데, 아마도 더운 낮에는 출조를 포기하고 새벽에 출조를 하는 듯했다.

올해는 기록적인 무더위가 이어지고 있으며 더이상 태풍 소식도 없다. 8월 초까지는 중부 지방에는 비가 내리고 있지만 남해안에 별 영향을 미치지 않기 때문에 당분간 무늬오징어 호황은 계속 될 것으로 기대한다. 특히 300g 내외의 고구마 씨알이 한꺼번에 붙는다면 에깅 초창기 때 맛본 마릿수 조과도 가능할 것으로 보인다.


내비 입력 동해면 발산리 608-6




로케티어 채비. 쇼크리더에 구슬을 꿰어 에기를 거꾸로 달면

캐스팅할 때 더 멀리 날아간다. 에기가 착수하면 구슬이 빠진다.


7월 17일 오후에 찾아간 포항 보릿돌. 다리가 놓여 진입할 수 있지만 낮에는 너무 더워 낚시인이 없었다.


발산리 갯바위 연안에 조금 떨어진 곳에 여가 형성되어 있다.


낮에 낚은 감자 사이즈 무늬오징어.


3호 에기에 걸려나오는 무늬오징어.


발판이 편한 방파제 내항 연안에서도 낚시인들이 에깅을 즐기고 있다.


밤에 낚은 300g 크기의 무늬오징어.


새벽에도 습도가 높아 카메라에 뿌옇게 김이 서렸다.


새벽 3시가 너머 700g 씨알의 무늬오징어를 올린 박상욱 씨.


발산항 작은 방파제에서 에깅을 즐기고 있는 박정운 씨.

발산방파제는 테트라포드가 크고 조밀하게 놓여 발판이 편한 곳이 많다.


낚은 직후 죽어서 몸통이 하얗게 변한 무늬오징어.

큰 에기에 작은 무늬오징어가 걸리면 쉽게 죽는다.


박상욱 씨가 사용한 라팔라 오쿠마 인스피라 에기 로드.


발산방파제에서 낚인 한치. 이맘때 가끔 큰 씨알이 낚인다.


포항 모포리 일대 갯바위 전경. 수심이 얕고 여밭이 많은 지형이라

산란철부터 가을 시즌까지 꾸준히 무늬오징어가 잘 낚인다.


로케티어 채비를 하기 위해 쇼크리더에 구슬을 꿰고 스냅도래를 연결한 모습.


포항 장길방파제. 예전부터 무늬오징어가 잘 낚이는 곳으로

방파제와 주변 갯바위가 모두 에깅 포인트다.


박정운 씨가 낚은 무늬오징어.


낮에 포항 장길리에서 발견한 새끼 무늬오징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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