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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마산 진동 문어 배낚시_‘오픈빨’ 떨어지면 ‘섬치기’로 즐겨보세요
2024년 09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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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마산 진동 문어 배낚시

‘오픈빨’ 떨어지면 ‘섬치기’로 즐겨보세요


김진현 기자




지난 7월 24일, 취재팀이 승선한 뉴다경피싱호가 마산 저도 연안으로 접근해 문어를 노리고 있다.

일명 ‘섬치기’ 방식으로 갯바위에 낚싯배를 붙여 문어를 낚는다.


500g 씨알의 문어를 낚은 박종경 씨.




문어 배낚시 ‘오픈빨’은 어제오늘의 이야기가 아니다. 지난 2021년 이후 서해와 남해에 문어 금어기(경남은 5월 24일부터 7월 8일까지)가 시행된 이후로는 하나의 테크닉(?)으로 자리를 잡았다. 오픈빨이란 문어 금어기가 끝나는 직후에 출조해 금어기 동안 낚지 못한 문어를 노리는 것으로 마릿수 조과를 거둘 수 있기에 제법 효과적인 전략이다. 그로인해 문어 금어기가 끝나는 7월 8일 새벽부터 출조 러시가 이뤄지는 진풍경도 벌어지지만 문제는 그 다음이다.

문어 금어기가 끝나는 날이면 서해, 남해 할 것 없이 거의 모든 낚싯배가 문어 출조를 나간다. 그렇다보니 하루 수백 척의 낚싯배가 포인트로 몰리고 이런 현상이 3~4일 지속되면 그 이후 문어 조과가 급감하는 것이 문제다. 실제로 경남에서는 진해, 삼천포, 마산 등지에서 문어 금어기가 풀리는 날 150여 척이 출조했고, 첫날과 다음날에는 낚싯배 한 척 당 100여 마리의 조과를 올렸다. 한 척 당 100마리를 낚았다고 가정하면 150척인 경우 1만5천 마리, 3일이면 4만5천 마리가 낚였다는 뜻이다. 상황이 이렇다보니 불과 며칠 사이에 조과가 급감하고 문어 배낚시는 금방 시들해질 수밖에 없었다.


초토화된 양식장보다는 섬 주변 붙박이를 노려라


이런 상황을 매년 봐왔기 때문에 나는 다른 출조 방법을 택했다. 바로 남해안에서 최근 유행 중인 ‘섬치기’가 그것이다. 섬치기란 낚싯배가 여러 섬 주변을 돌며 붙박이 문어를 낚는 것으로, 한 섬당 낚을 수 있는 문어의 양은 적지만 오픈빨에 초토화 된 굴, 가리비 양식장 주변을 노리는 것보다는 효율적이다.

지난 7월 24일, 김해 낚시인 박종경, 전하윤 그리고 일산 낚시인 윤혁 씨와 문어 섬치기에 나섰다. 가을 시즌이라면 외해에 속하는 거제도 남부권이나 매물도권이 좋겠지만 금어기가 풀린 시점에서 얼마 지나지 않았기에 멀리 나가지 않았다.

마산 진동 창포방파제에서 출항하는 뉴다경피싱호를 타고 오전 6시에 출항, 마산 진동 앞바다에 있는 송도, 동섬, 양도, 궁도 등을 차례로 훑기 시작했다. 남해에는 동해처럼 큰 문어가 많지 않기 때문에 문어 장비를 가볍게 쓴다. 문어 전용대나 라이트 지깅대에 합사 3~5호를 쓰며, 쇼크리더를 묶지 않고 원줄에 도래를 연결해 문어용 왕눈이 스테를 달아준다. 스테는 보통 3개를 달아주며 봉돌은 30~40호를 쓴다. 그런데 첫 포인트인 동섬 주변에 도착하니 물색이 너무 탁하고 조류도 강하게 흘러 문어가 입질할 것 같지 않아 보였다. 예감은 틀리지 않았고 내만에서는 입질을 받지 못해 점점 더 멀리 나가야 했다.


비바람 속에서도 입질하는 문어


뉴다경피싱 김재익 선장은 고성 방면으로 갈지 거제 방면으로 갈지 고민했다. 그러다 비교적 가까운 마산 구산면 연안을 훑기 시작했는데, 물색이 맑은 구간에서 전하윤 씨가 첫 문어를 올렸다. 씨알은 300g 정도로 크지 않았지만 여전히 문어가 내만에 남아 있다는 기대를 가지게 만들었다.

섬치기는 낚시인의 테크닉도 중요하지만 선장의 테크닉이 더 중요해 보였다. 소위 말하는 ‘배질’을 잘하는 선장을 만나야 조과도 좋다고 한다. 그 이유는 낚싯배를 연안과 일정한 거리를 유지한 채 흘려야 수심이 일정해 낚시가 쉽고 밑걸림도 적기 때문이다. 특히 낚싯배를 대는 선수 쪽에만 입질이 집중되면 안 되기 때문에 낚싯배 전체에서 골고루 입질을 받을 수 있도록 해야 한다. 그래서 김재익 선장은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여러 포인트를 진입했다 빠지며 섬치기의 진수를 보여주었다.

하지만 첫 입질이 온 후 소나기가 쏟아졌고, 소나기가 지나간 후 바람이 터져 낚시하기 어려운 상황이 되었다. 그러나 일행은 포기하지 않고 바람을 피해 마산 저도 인근으로 옮겨 계속 섬치기를 시도했다.

본격적인 입질은 썰물이 흐르자 들어왔다. 침묵을 지키던 박종경 씨가 500g 문어를 뽑아내더니 이내 선수에 선 전하윤 씨가 문어를 연달아 낚아냈다. 전하윤 씨는 에깅, 볼락, 한치 등 다양한 낚시를 즐기는 고수인데, 이날도 실력을 유감없이 발휘했다.


입추 지나면 큰 문어도 기대


취재 당일에는 폭우가 쏟아지다가 해가 뜨는 등 날씨가 오락가락했다. 폭우가 쏟아질 때 철수해야 하나 걱정했지만 정작 힘든 것은 폭우가 지나간 후 해가 뜰 때였다. 습한 대기에 너무나 강렬하게 햇볕이 내리쬐니 숨이 막혀 죽을 지경이었다.

비지땀을 흘리며 오전 내내 섬 주변을 탐사한 결과 1인당 4~5마리의 문어를 낚을 수 있었다. 금어기가 풀린 직후에 비하면 초라한 조과지만 가까운 내만에서, 기복 심했던 날씨 속 대여섯 시간 낚시로 거둔 조과 치고는 나쁘지 않았다. 김재익 선장은 “올해는 한치도 잘 낚이지 않고 매년 들어오는 살오징어 역시 보이지 않습니다. 갈치 금어기가 끝나는 이후에는 갈치낚시에 집중하겠지만 낮에는 문어, 밤에는 갈치 출조를 이어갈 계획입니다”라고 말했다.

남해안 문어는 이제 본격적인 시즌을 시작했다. 금어기가 끝난 직후에는 조황이 시들했다가도 한물때(보름) 정도 지나면 서서히 조황을 회복하는 것이 일반적이다. 그러니 오픈빨이 끝났다고 해서 성급히 다른 어종으로 눈을 돌리기보다는 섬치기와 같은 방식으로 문어낚시를 즐겨보는 것은 어떨까? 입추가 지나면 섬 연안에서 의외로 큰 문어도 잘 낚인다고 하니 문어 매니아라면 앞으로 조과에 주목해도 좋겠다.


마산 뉴다경피싱 010-9309-1087




마산 진동 창포방파제에서 출항하는 뉴다경피싱호.


마산 창포리 연안. 취재당일에는 항에 멸치가 가득 들어와 있었다.


왕눈이 스테와 봉돌을 달기 쉽게 만든 문어낚시용 멀티 도래.


마산 진동 앞바다에 있는 초록등대 주변을 노리고 있다.


문어낚시 전용릴 바낙스 TL100G.


윤혁 씨의 문어낚시 장비. 제이에스컴퍼니 빅소드N로드에 베이트릴과 왕눈이 스테를 사용했다.


왕눈이 스테에 걸려나온 문어.


“요런 씨알은 아직도 잘 낚입니다.” 낚은 문어를 들고 기념 촬영한 취재팀.

좌측부터 박종경, 전하윤, 윤혁 씨.


전하윤 씨가 스테에 걸린 문어를 수면으로 띄웠다.


취재당일 가장 큰 씨알의 문어를 낚은 전하윤 씨.


첫 문어 조과를 보여주는 전하윤 씨.


씨알 좋은 문어를 낚은 윤혁 씨.


윤혁 씨가 문어를 올리자 김재익 선장이 뜰채를 대고 있다.


왕눈이 스테에 걸린 문어. 취재당일에는 수박색, 금색, 야광이 잘 먹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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