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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동해남부 농어는 숨바꼭질 중? 울산 태화강 하류 해초군락에서 첫 입질 스타트
2024년 04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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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장기]

동해남부 농어는 숨바꼭질 중?
울산 태화강 하류 해초군락에서 첫 입질 스타트

박상욱 라팔라 필드스탭



지난 3월 9일, 울산 태화강 하류로 혼자 출조한 최문기 씨가 해초 주변에서 입질을 받아 올린 60cm 농어를 촬영했다.



3월 초 현재 부산과 거제도 일대는 수온이 여전히 11도에서 12도 사이를 오락가락 한다. 농어 루어낚시에 좋은 수온은 13도 이상이다. 지난 1월에는 며칠간 따뜻한 날씨가 지속되며 연안 수온이 13도까지 올라 호황을 보였지만 2월로 접어들자 연일 기상이 나빠 좀처럼 수온이 오르지 않았다. 혹자는 “농어는 파도만 치면 입질하는 것 아니냐?”고 말하기도 하는데, 봄에 낚이는 농어는 파도가 전혀 치지 않아도 해초밭이나 얕은 수중여를 노리면 낚을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적어도 수온이 13도를 넘어야 하지만 언제까지 호조건을 기다릴 수는 없어 지난 3월 초부터 부산 기장~송도 일원으로출조를 계획했다.


수온 13도가 봄 농어 시즌 도화선

3월이 되어서도 날씨가 좋지 못해 출조를 계속 미뤘다. 다른 루어낚시에 비해 농어 루어낚시는 상대적으로 저기압일 때 조황이 좋았던 경험이 있다. 그 경험을 바탕으로 흐린 날 중에서도 파고가1.5m 수준에서 너울이 점점 낮아지는 날을 택했다.

3월 초에 한 차례 꽝을 친 후였던 지난 3월 7일, 지인 최문기 씨와 울산 서생권 갯바위로 나갔다. 아무래도 수온이 조금이라도 높은 곳에서 입질을 받을 확률이 좋으니 스마트폰으로 수온정보 앱을 켜 정보를 수집했다. 예상대로 서생 일대 수온이 가장 높았다. 거의 13도에 근접해 곧바로 장비와 채비를 준비해서 출발했다. 오후 4시. 서생 일대는 수심 깊지 않은 여밭이 펼쳐져 있고 간간이 자동차 크기의 간출여가 군데군데 포진하고 있다. 이런 곳이 일급 농어 포인트다. 큰 수중여는 낚시자리에서 40m 이상 떨어져 있는 곳에 많기에 비거리가 좋은 미노우와 싱킹 펜슬이 주요 공략 채비다. 특히 봄에는 해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이 많아 해초 주변을 공략하기 위해 보디가 슬림한 싱킹 펜슬을 많이 사용한다.

장비는 97ML 농어 전용대와 4000번 엑스트라 하이기어 스피닝릴, 원줄 0.6호 합사에 쇼크리더는 카본 4호를 사용했다. 그런데 포인트에 진입해 캐스팅을 하려니 날씨가 급변했다. 일기예보상 만조 무렵의 파도는 0.8m, 시간이 지날수록 낮아져 0.6m로 예보가 되어 있었다. 그러나 현장에 도착해보니 파고는 1.5m 이상으로 높아져 있었다. 말도 안 되는 상황에 실소를 금치 못했지만 수온이 낮은 상태에서 높은 파도는 악재이기 때문에 장소를 옮겨야 했다.


5시간 탐색에도 입질 무

파도가 낮고 수온이 어느 정도 유지되는 다음 후보지는 부산 영도였다. 수온은 12.3도가 나왔고 서생과 달리 파도가 낮았다. 단, 채비와 장비를 바꾸어야 했다. 영도는 해초가 무성하게 자란 곳이 많기 때문에 싱킹 펜슬베이트는 최대한 가느다란 것을 준비하고 원줄은 합사 1호, 쇼크리더는 5호로 교체했다. 로드도 97ML에서 94M으로 좀 더 강한 것으로 교체했다. 미노우나 농어가 해초에 엉키면 해초와 함께 올려야 하기 때문에 그에 맞게 채비와 장비를 더 강하게 사용한 것이다.

영도 반도보라 아파트 앞에서부터 이어지는 절영해안산책로~갈맷길 주변에 도착한 시각은 저녁 6시. 부산 역시 바람이 강하게 불었지만 파고는 생각보다 낮았다. 오후까지 계속된 높은 파도에 물색은 좋지 않았지만 서생권보다 낫다는 생각에 기대가 생겼다.

절영산책로 초입에서부터 낚시를 시작했다. 해가 완전히 지지 않았기에 물색의 상태와 해초 위치를 눈으로 파악할 수 있었다. 작년과 달라진 점이라면 해초군락이 전방 50~60m에 있던 것과 달리 올해는 전방 80m 너머에 형성되어 있었다는 점이었다. 그래서 잠행수심이 30cm 내외로 얕고 롤링과 워블링이 뛰어난 140mm짜리 은색 플로팅 미노우를 사용했다.

산책로가 3.5km로 길기 때문에 캐스팅하고 자리를 옮기는 ‘런 앤 건’ 스타일로 빠른 속도로 탐색을 해나갔다. 이처럼 어디서 농어가 입질할지 예측하기 힘들 때는 되도록 많은 자리를 훑고 지나가야 입질 받을 확률이 높고, 혼자가 아니라 2~3인이 팀을 이뤄 움직이면 농어 한두 마리는 낚을 수 있다.


초반엔 씨알 잘아도 곧 돼지농어 입성

만조가 지나 썰물이 흐르기 시작했고 조류가 정면을 기준으로 오른쪽에서 왼쪽으로 흘렀다. 전방 200m까지 큰 수중여가 넓게 포진하고 있기에 최대한 멀리 캐스팅하고 흐르는 조류에 맞춰 넓은 곳을 탐색했다.

2시간 동안 걸으며 샅샅이 산책로 일대를 뒤졌지만 입질을 받을 수 없었다. 이번에는 왔던 길을 되돌아가며 연안에서 더 멀리 떨어진 해초밭을 공략하기 위해 싱킹 펜슬베이트로 교체하고 캐스팅을 시작했다. 3번 캐스팅하면 2번 이상 해초에 걸렸는데 아직 이른 봄이라 해초 줄기가 너무 억세 걸린 루어를 빼내기가 너무 어려웠다. 운 좋게 해초가 빠져도 해초가 너무 길어 마치 큰 농어를 끌어내는 것처럼 팔이 뻐근했다. 그럼에도 철저히 해초 주위를 공략했다.

장장 5시간에 걸쳐 낚시했지만 끝내 출조 당일에는 농어 얼굴을 보지 못했다. 아직 수온이 낮아 멸치와 같은 베이트피시가 전혀 들어오지 않은 것이 실패의 원인으로 보였다.

기다리던 농어 소식은 이틀 뒤, 울산 태화강 하류에서 들을 수 있었다. 울산 태화강은 상류가 공원과 생태보전구역으로 지정되며 낚시가 금지되었던 곳. 한동안 배서와 루어 낚시인들의 발길이 뜸했지만 최하류에서 농어가 나오면서 다시 인기를 찾은 곳이다.

지난 3월 9일 최문기 씨는 태화강 주변의 수온이 13도로 오른 타이밍을 놓치지 않고 혼자 태화강 하류로 출조해 해초를 잔뜩 감은 60cm급 농어를 올렸다. 조과는 한 마리에 그치지 않았고 40~50cm 농어도 두어 마리 더 낚을 수 있었다. 이번 최민기 씨의 조과는 전형적인 봄 패턴으로, 초반에는 40~60cm 잔 씨알이 낚이다가 수온이 더 오르고 파도가 높아지면 일명 ‘돼지농어’라고 불리는 미터급 농어가 붙는다. 이제 작은 씨알이 낚였으니 곧 큰 씨알의 농어를 기대해도 좋을 듯하며 울산뿐 아니라 포항, 부산, 거제 일대까지 곧 농어 소식이 들려 올 것으로 예상했다.

만약 수온 13도를 매일 체크하기 귀찮다면 벚꽃 개화시기를 주목하는 것도 방법이다. 벚꽃이 만개했다 질 무렵이면 부산권 수온은 13도가 넘을 확률이 높기 때문이다. 이때 봄비가 내려 수온이 오른다면 ‘대박’을 기대해도 좋고 반대로 수온이 내려간다면 출조를 미뤄도 좋다.


영도 반도보라아파트 앞 산책로에서 농어를 노리는 필자.


영도 절영해안산책로 안내도.


필자와 최문기 씨의 농어 루어장비. 해초를 뜯어내며 낚시할 계산으로 베이트릴 장비도 준비했다.


산책로 뒤에 있는 영도 반도보라아파트와 카페촌.


가로등이 밝게 연안을 비추고 있는 절영해안산책로. 빛이 비치는 만큼 농어의 입질도 예민한 편이다.


몽돌해변으로 이뤄진 산책로 연안. 멀리 수중여가 많고 해초가 무성하게 자라 있다.


필자가 미노우로 올린 군소. 이맘 때 산란하기 위해 얕은 곳으로 몰렸다가 가끔 미노우에 걸려 나온다.


최문기 씨가 태화강에서 낚은 40cm 농어.


산책로 입구에 주차하고 농어 루어낚시 장비를 준비하는 필자.


최문기 씨가 소형 미노우로 낚은 농어.


태화강에서 낚은 60cm 농어를 계측했다.


산책로에서 바라본 남항대교. 대교 아래로 강한 조류가 흐른다.


남항대교 아래 교각에서 현지인들이 원투낚시를 즐기고 있다. 농어뿐 아니라 감성돔, 참돔, 돌돔까지 낚이는 명당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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