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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7] 식물플랑크톤 과다 증식은 산소 부족의 원인
2024년 07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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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재 김범철 교수의 호수의 과학 107]

식물플랑크톤 과다 증식은 산소 부족의 원인


김범철

· 강원대학교 환경융합학부 명예교수

· 전 한국하천호수학 회장



녹조현상이 발생한 부영양호. 식물플랑크톤이 과잉 증식하면

호수 심층의 산소가 고갈된다.


주문진 향호의 심수층 산소고갈 현상을 나타낸 그래프.

수심 2m 이하에는 산소가 부족하다. <2024년 5월 30일>



여름이 되면 호수 심수층에서는 산소고갈이 잘 일어나는데, 그 원인은 식물플랑크톤의 과다 증식이다. 식물플랑크톤은 동물플랑크톤의 먹이가 되며, 동물플랑크톤은 물고기의 먹이가 되니 호수생태계의 에너지 기초를 담당하고 있는 중요한 일차생산자다. 식물플랑크톤이 있어야 다른 수생동물도 살 수 있다. 물이 너무 맑으면 물고기가 살지 못한다는 속담처럼 식물플랑크톤이 없는 호수에는 먹이가 없어 물고기도 살 수 없다.


식물플랑크톤은 호수생태계 일차생산자

그런데 식물플랑크톤이 너무 많아지면 오히려 동물에 해로운 결과가 나타난다. 그 이유는 두 가지다. 첫째는 식물플랑크톤이 많은 부영양호에서는 여름에 독소를 생성하는 남조류가 우점하는 녹조현상이 나타나기 때문이며, 둘째는 호수 심층에서 산소결핍이 나타나기 때문이다.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생물이고 광합성과정에서는 산소가 생성되는데 식물플랑크톤 때문에 산소가 고갈된다니 아이러니가 아닐 수 없다.

광합성이란 무기물인 이산화탄소를 유기물인 포도당으로 만드는 과정이며 이때 부산물로 산소가 발생한다. 태고적 23억년 전까지는 지구 대기에 산소가 없었는데 이후 광합성생물이 생겨나면서 산소가 증가했다. 호수에서도 식물플랑크톤은 산소를 생성하며 광합성을 한다. 그런데 문제는 식물플랑크톤이 죽고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될 때 발생한다. 유기물이 분해되어 무기물인 이산화탄소로 되돌아가는 반응이 일어나는 것이다. 이를 생화학에서는 호흡과정이라고 부르는데 광합성의 역반응으로서 이때 산소를 소비한다.

광합성에는 빛이 필요하므로 광합성은 호수의 표수층에서만 일어난다. 대개 수심 5m 이내까지만 광합성에 충분한 빛이 투과한다. 그 아래 심수층에서는 빛이 없어 광합성이 불가능하다. 표수층의 식물플랑크톤은 광합성에서 산소를 발생하여 표수층의 산소농도를 높이고, 대기의 산소도 물속에 녹아들어갈 수 있으므로 표수층에서는 산소가 항상 충분하다. 그러나 식물플랑크톤이 가라앉아 빛이 닿지 않는 깊은 곳에 이르면 더 이상 광합성을 하지 못하고 죽는다. 죽은 세포는 박테리아에 의해 분해되는데 이 과정에서 산소를 소비한다. 그러므로 표수층에서 가라앉는 식물플랑크톤의 양에 비례하여 심수층의 산소가 소비된다.


죽은 식물플랑크톤 분해과정에서 산소 소비

심수층이라고 해도 항상 산소가 없는 것은 아니다. 겨울에는 표수층의 물과 심수층의 물이 혼합되면서 산소가 호수 바닥까지 전달된다. 문제는 여름에 일어난다. 여름에는 호수의 표수층과 심수층의 수온이 큰 차이를 보인다. 수면에는 햇빛을 받아 수온이 높은 물이 있고 심수층에는 겨울에 냉각된 물이 아직 수온이 낮은 채로 남아 있다. 수온이 낮을수록 물의 밀도가 높으므로 무거운 물이 아래에 있고 가벼운 물이 위에 있어 오뚜기와 같은 안정한 밀도 분포를 보이므로 아래 위층의 물이 서로 섞이지 않는 성층현상이 발생한다. 심수층에는 대기로부터 산소가 공급되지도 않고 차단된 상태로 표면에서 침강하는 식물플랑크톤이 계속 가라앉아 분해되면서 산소가 소비되므로 산소가 계속 감소하다가 심하면 무산소 상태가 된다. 이 성층현상은 가을이 되어 표면의 물이 냉각되면 해소된다.

호수 바닥의 저질에서는 산소고갈이 더 심하게 일어난다. 침강하는 플랑크톤이 저질 표면에 쌓여 분해되므로 산소가 가장 많이 소비되는 곳이 저질 표면이다. 호수의 면적이 넓다고 해도 산소가 풍부한 저질은 가장자리의 수심이 얕은 곳뿐이며, 산소가 고갈된 호수 중앙부의 저질에서는 조개, 새우 등의 저서동물이 살 수 없다. 물고기가 사는 데에도 지장을 준다. 심수층에 산소가 없으니 표수층에서만 살 수 있는데 표수층에서는 수온이 높아 냉수어종은 갈 곳이 없다.


부영양화가 수중동물 다양성 저해

표수층일지라도 가끔 산소고갈이 나타나기도 한다. 바람이 강하게 부는 날에 산소가 없는 심수층의 물과 표수층의 물이 혼합되어 표면까지 산소가 고갈되고, 대규모 어류 폐사 사고가 발생하기도 한다. 산소고갈은 호수의 수심과도 관계가 있다. 소양호처럼 수심이 깊은 호수에서는 저질의 인성분이 표면으로 전달되지 않아 플랑크톤의 밀도가 낮은 좋은 수질을 유지하는 경향이 있지만, 수심이 얕은 호수에서는 저질의 유기물 분해가 소비할 수 있는 산소의 양이 적고 저질의 인이 표면으로 잘 확산되어 부영양호가 되기 쉽다. 게다가 경남 창녕에 있는 우포늪처럼 수생식물이 많은 곳에서는 물의 움직임이 적어서 성층현상이 강하게 발생하고 대기의 산소가 공급되기도 어려워 산소고갈로 인한 어류폐사가 자주 일어나고 있다. 얼마 전 주문진의 향호의 수질을 조사하였는데 심수층에 바닷물이 침투하여 염분이 높아 성층현상이 더욱 강하게 발생하였으며 수심 2미터 이하에서는 무산소상태가 나타나고 있었다.

산소가 부족해지면 어류와 저서동물은 저산소에 내성이 강한 종류만 살 수 있다. 대표적인 내성종 어류가 붕어, 잉어, 미꾸라지 등인데 산소가 없으면 수면에서 공기를 흡입하여 어느 정도 호흡과 생존이 가능하다. 모기의 유충인 장구벌레와 같은 내성이 강한 곤충은 꼬리에 기관이 있어 이를 물밖에 내밀어 공기를 호흡한다.

부영양화에 의해 산소고갈이 심하게 발생하는 호수에서는 민감한 종은 사멸하고 내성이 강한 종만 살아남아 수중동물의 다양성이 크게 낮아진다. 인의 유입을 차단하여 플랑크톤의 과다 증식을 막는 것이 최선의 대책이지만, 이것이 어려우면 어항에 공기를 넣어 주는 것처럼 호수 심층에 인위적으로 산소를 공급하여 민감한 동물이 생존할 수 있도록 어류피난처를 만들어 주는 조치가 필요하다.



식물플랑크톤이 침강하여 분해할 때 산소를 소비하여 여름에

심층 산소고갈이 일어나는 것을 나타낸 그래프. 산소고갈이

일어나는 곳에는 인공적인 산소공급이 필요하다.


저산소에 내성이 강한 어종. 위에서부터 잉어, 붕어, 미꾸라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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