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론으로 촬영한 송전지 상류 송전교 일대. 봄에 대박 조황이 터지는 구간이다.
아뿔사 평일에도 꾼들이 몰리다니
오후 1시경 송전지 호남집에 도착, 좌대를 빌리려는데 좋은 자리는 이미 예약이 끝난 상태. 평일이라 한가할 줄 알았는데 나처럼 개선장군이 되고 싶어하는 낚시인이 의외로 많은 것 같았다. 결국 나는 최상류의 좌대 중에서도 수심이 깊은 곳에 내릴 수밖에 없었다.
내가 낚시한 송전지 상류 송전교 일대는 산란기 때 최고의 호황터로 명성을 날리던 곳이다. 그래서 연안에서 장박하며 붕어를 노리는 낚시인들로 늘 붐볐는데 몇 년 전부터 연안낚시를 못하게 펜스가 쳐지면서 좌대낚시만 가능하게 됐다. 아마도 연안 장박낚시로 인해 발생하는 쓰레기 문제가 요인이었던 것으로 추측이 됐다.
3.2칸 대를 꺼내 수심을 재보니 무려 2.5m. 연안으로 펼쳤는데도 수심이 매우 깊었다. 3.2칸부터 4,4칸까지 총 12대를 편성했다. 바닥이 험해 초저녁이 다 되어서야 대편성을 완전히 마칠 수 있었다.
밤 10시경 첫 입질이 들어왔다. 예술적으로 올라오는 찌를 보고 챔질하자 낚싯대가 허리까지 휘어지는 강력한 입질이 들어왔다. 순간 ‘허리급은 넘겠구나!’ 싶었다. 그러나 올라온 건 50cm가 채 안 되는 잉어였다. 그리고 1시간 뒤 또 잉어가 올라왔고 이후 드문드문 입질이 들어와 새벽 4시까지 총 3마리의 잉어를 낚을 수 있었다.
연타 잉어 입질 후 올라온 38cm 월척
‘아 오늘밤도 이렇게 보내는구나’ 하고 한탄할 즈음, 새벽 4시30분경 다시 찌가 솟았다. 이번에도 잉어이겠구나 싶었는데 방금 전까지는 다른 입질이었다. 주욱 올리다 잠시 멈칫하는 게 영락없는 붕어였다. 예상대로 올라온 놈은 38cm나 되는 붕어였다. 깊은 수심에서 올라오는 만큼 손맛도 대단했다.
동 틀 무렵 이번에는 3.8칸 대의 찌가 솟기 시작했다. 역시나 중간 정도 올라왔을 때 챔질하자 “우우우욱~” 소리를 내며 낚싯대가 고꾸라졌다. 이번에 올라온 녀석은 33cm짜리 월척이었다. 그러나 후속타가 없었다. ‘드디어 아침장 시작이구나!’라는 생각에 아침낚시에 집중했지만 다시 잉어가 올라오며 전날의 악몽을 재현하고 있었다. 결국 이날은 33, 38cm 월척 2마리에 45~50cm 잉어로 낚시를 마감했다.
붕어가 2.5m의 깊은 수심에서 낚였다는 것은 아직은 동절기 모드라는 반응이었다. 알자리를 찾기 위해 얕은 곳으로 나왔지만 아직 수초 속을 파고들기에는 열흘 이상 정도의 시간이 더 걸릴 것으로 예상됐다. 그때 다시 송전지를 찾기로 하고 철수했다.
호남집좌대를 타고 33, 38cm 월척을 뽑아낸 필자.
눈의 피로를 경감시켜주는 오렌지색 스마트케미를 사용했다.
붕어낚시 도중 올라온 잉어를 보여주는 필자.
연안쪽을 향한 대편성. 3.2칸 대 기준 2.5m의 수심이 나왔다.
38cm 월척을 계측하는 장면.