낚시광장

사이드메뉴
이전으로
찾기
[호황현장] 영천 불암지의 대박 800킬로 원정 끝에 월척 퍼즐을 풀었다
2024년 04월
공유

[호황현장]


영천 불암지의 대박
800킬로 원정 끝에 월척 퍼즐을 풀었다

박민배 유튜브 보통의존재, 네이버카페 보통의존재들 운영자



고흥 해창만 차동강 상류에서 물속에 좌대를 깔고 수중전을 펼치고 있는 필자.


설 연휴 마지막 날인 2월 12일, 4짜 붕어가 간간이 나온다는 소식을 듣고 경북 구미에서 330km를 달려 해남 금자천을 찾았다. 상류보다는 하류 쪽 조황이 좋다는 연호교에 도착, 주위를 둘러보니 연휴 막바지라 그런지 낚시인들이 거의 보이지 않았다.

나는 연호교 상류 200m 지점, 부들이 듬성듬성 자라있는 포인트에 자리를 잡고 낚시를 시작했다. 큰 붕어는 낮에 잘 나온다고 들었으나 낮 동안은 남쪽에서 불어오는 강풍 때문에 채비를 투척하는 것조차 힘이 들었다.

어둠이 찾아오며 바람은 약해졌지만 여전히 입질은 뜸했다. 글루텐 미끼로 새벽 1시까지 32cm 월척 포함 10마리 정도 손맛을 보고 잠이 들었다. 동이 트자 다시 바람은 강해졌고 입질이 뚝 끊겼다. 2박 낚시를 할 계획이었지만 맞바람을 맞으며 낚시할 자신이 없었다. 대물 붕어가 나오지 않자 기대감이 떨어지기도 했다. 결국 나는 짐을 싸고 다시 150km 거리의 고흥 해창만으로 이동했다. 매년 2월 중순 해창만에서 좋은 기억이 있었기에 별다른 조황 정보 없이 차동강 상류로 향했다. 포인트에 도착해 창문을 내리는 순간 나는 깜짝 놀라 입이 떡 벌어졌다. 배수로 인해 그림 같았던 갈대밭 포인트가 바닥을 드러내고 있었다. 낚싯대 한 대를 꺼내들고 수심을 측정해 보았다. 50~80cm. 기대했던 수심은 아니지만 낚시는 가능할 것 같았다. 다른 곳은 어떨까 궁금한 마음에 시목강 쪽을 둘러보았지만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며칠 째 낚시 중이라는 분과 이야기를 나눠보니 “3박낚시 중인데 제대로 된 붕어 얼굴을 못봤다‘는 얘기가 들려왔다. 고민 끝에 나는 다시 차동강으로 돌아왔다. 수심은 얕았지만 그나마 물색이 좋았기 때문이었다. 적당한 수심대를 찾기 위해 연안에서 5m 정도 들어가 동일레저의 접이식 전투좌대를 설치하고 수중전을 시작했다.

낮 동안은 전혀 입질이 없었고 어둠이 내리자 글루텐 미끼에 아주 약하게 입질이 들어왔다. 배수 영향인지 찌를 전혀 올리지 못하고 옆으로 질질 끌고 가는 입질에 턱걸이 월척까지 총 5마리의 붕어를 만났다. 잠시 차로 들어가 새벽에 잠깐 휴식을 취했는데 자리로 돌아와 보니 목줄이 하나 터져있었다. 대물 붕어일 수도 있다는 생각에 서둘러 미끼를 달아 다시 낚시를 시작했다.

미끼를 모두 달아 자리에 앉으니 빗방울이 떨어지기 시작했다. 파라솔을 때리던 빗방울은 서서히 굵어져 어느새 폭우로 바뀌었고 순식간에 수위가 오르기 시작했다. 자칫 좌대가 잠길 수도 있을 것 같다는 생각에 서둘러 장비를 접고 철수길에 올랐다.


해남에서 다시 경북 영천 불암지로 이동

젖은 장비를 모두 차에 싣고 한숨 돌리며 시계를 보니 오전 9시였다. 다음 목적지를 고민하다가 영천의 최충덕 씨에게 연락을 했더니 “최근 불암지에서 월척급 붕어가 잘 낚인다”고 알려왔다. 나는 다시 310km를 달려 경북 영천시 대창면에 있는 불암지로 향했다. 다시 호남에서 영남으로의 대장정이었다. 4시간에 걸쳐 목적지로 향하는 중에도 계속 비가 내렸고 영천에 도착할 즈음 다행히 비가 그쳐 하늘이 맑아졌다.

몸도 마음도 지치고 힘들어 쉬고 싶었지만 우선 저수지를 한 바퀴 둘러보았다. 불암지는 좌측과 우측에 큰 골자리가 하나씩 있는데 낚시는 주로 수심이 완만한 좌측골 도로가에서 이뤄진다. 주차 편한 자리에는 이미 먼저 온 낚시인들이 자리하고 있었고 도로가 상류로는 민가와 밭이 있어 진입이 어려웠다. 어쩔 수 없이 좌측골 최상류를 지나 반대편 산 아래 포인트로 향했다. 중간에 펜스로 길이 막혀 있어 150m 정도 도보로 이동한 후에야 포인트에 도착했다. 물색이 탁하고 수면 아래에 육초가 많아 붕어들이 좋아할만한 포인트로 보였다. 수심도 1m 50cm로 적당했다. 나는 서둘러 좌대를 설치하고 잠시 휴식을 취했다.


쌍바늘에 월척 두 마리 동시 히트

오후 5시가 되어서야 다시 포인트로 돌아와 대편성을 시작했다. 발 앞으로 넓게 육초대가 펼쳐져 있었고 4칸 이상 낚싯대로 육초 군락을 넘기면 비교적 바닥은 깨끗했지만 투척할 때마다 찌높이가 달라져 불편했다. 나는 깨끗한 바닥을 찾는다기보다는 뜬봉돌에 쌍바늘을 사용, 지저분한 바닥 위에 바늘을 가볍게 얹어둔다는 느낌으로 채비를 운용했다.

나의 채비 운용법이 통한 것일까? 오후 6시30분, 글루텐 미끼에 초저녁부터 입질이 들어왔다. 챔질하자 제법 묵직한 느낌이 들었는데 계측자에 올리니 35cm급 월척 붕어였다. 이후에도 계속해서 경박한 입질이 들어왔고 제대로 입걸림이 되지 않았다. 아마 블루길이나 작은 붕어들의 소행 같았다. 수차례 헛챔질 끝에 글루텐 미끼에 31cm 월척 붕어가 얼굴을 보여주었다.

이후 1시간 정도 소강상태가 이어진 후 또 다시 입질이 시작되었다. 두 마리의 월척을 낚았던 우측 4.0칸 대의 찌가 살며시 잠기는 것을 보고 힘껏 챔질했다. 4짜인가? 상당한 무게감에 낚싯대를 세우기 어려울 정도였다. 물속에서의 움직임이 붕어의 그것과는 상당히 다른 느낌이었다.

잠깐 동안의 힘겨루기 끝에 희미한 몸통이 수면 위로 떠올랐다. ‘어라?! 하나가 아니라 둘이네? 세상에 이런 일이!’ 쌍바늘에 월척 붕어 한 마리씩, 총 두 마리가 달려 나왔다.

‘이것이 바로 일거양득(一擧兩得), 일석이조(一石二鳥)이구나! 아니 이침이어(二針二魚)라고 해야 하나?’ 난생 처음 겪어보는 상황에 웃음이 절로 났다.

잔 입질이 심해 글루텐에서 옥수수로 미끼를 바꾼 후에도 입질은 계속 이어졌고, 31~34cm의 월척 붕어가 주로 낚였다. 조용하다가도 입질이 한 번 들어오면 여기저기서 소나기 입질이 이어졌다.

해남과 고흥에서의 피로가 누적된 탓일까? 폭발적인 입질이 이어지는데도 점점 눈꺼풀이 무거워지고 집중력이 떨어졌다. 졸다 깨다 자정까지 낚시를 이어가다 나도 모르게 스르륵 잠이 들어버렸다.


아침장 못 보고도 밤새 월척 11마리

새벽 5시. 너무 잤구나 싶어 화들짝 놀라 잠이 깼다. 동이 트자 입질이 뚝 끊겼고 붕어의 움직임도 전혀 느껴지지 않았다. 날이 밝자 붕어가 모두 깊은 곳으로 빠진 것으로 판단되었다. 나의 의지와 상관없이 잠들어 버린 것이 아쉬웠지만 손맛을 충분히 보았기에 기분 좋게 살림망을 열어 붕어를 세어보았다. 31~35cm의 월척 붕어만 11마리가 담겨 있었다.

불암지는 배스, 블루길 등 외래종이 서식하지만 아직은 붕어 개체 수가 많은 편이다. 3월 중순 이후 산란철에는 4짜 붕어까지 노릴 수 있으며 마름 새순이 올라오는 5월과 수초가 모두 삭은 11월에는 마릿수 월척으로 진한 손맛을 볼 수 있다. 미끼는 글루텐과 옥수수를 잘 먹는다.

내비 입력 경북 영천시 대창면 직천리 164


필자가 첫 원정터인 해남 금자천 하류에서 올린 월척 붕어를 보여주고 있다.


드론으로 촬영한 영천 불암지.


필자 사용한 쌍바늘 슬로프 채비. 찌는 동일레저의 오짜 한지찌를 사용했다.


불암지 상류 물에 잠긴 육초대. 3월 산란철에 기대되는 포인트이다.


필자가 낚시한 불암지 포인트. 붕어가 얕은 상류로 올라타는 길목에 자리를 잡아 마릿수 월척 손맛을 봤다.


아침에 붕어를 걸어 파이팅을 벌이고 있는 필자.


불암지에서 올린 조과를 자랑하는 필자. 31~35cm급으로 하룻밤에 월척만 11마리를 낚았다.





※ 낚시광장의 낚시춘추 및 Angler 저작물에 대한 저작권 침해(무단 복제, 전송, 배포 등) 시 법적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애독자 Quiz

매월 30가지 특별한 상품이 팡팡~~

낚시춘추 애독자Quiz에 지금 참여하세요!!